경기도 남양주시에 들어설 왕숙 신도시에 대한 반발이 끊이질 않고 있다. 시는 "남양주 역사상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이라며 한껏 들뜬 분위기지만, 주민들은 "결사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왕숙 신도시는 남양주 진접읍과 진건읍, 양정동 일대에 들어서는 신도시다. 1,134만㎡ 규모, 수용 호수 6만6,000세대로, 함께 신도시로 지정된 경기 하남시 교산 신도시(649만㎡, 3만2,000세대), 인천 계양구 계양 신도시(335만㎡, 1만7,000세대)를 합한 것보다도 크다.
세부적으로는 진접읍과 진건읍 지역이 왕숙 1지구, 양정동은 왕숙 2지구로 구성된다. 왕숙 1지구엔 주택 5만3,000세대와 약 140만㎡의 GTX-B역 중심 자족 용지가 들어선다. 왕숙 2지구는 1만3,000세대 주택과 문화예술마을, 청년문화공간 등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 후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긴급현안회의를 열고 "이번 3기 신도시 사업은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서울지역 주택난 해소와 자족 기능을 상실한 채 서울의 위성 도시이자 베드타운으로 전략한 우리 시의 어려움을 잘 반영한 계획"이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시민 교통 불편이 완전 해소되고, 양질의 일자리 제공과 도시 중심 기능 회복 등 시 전체가 균형 있게 성장해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에도 그는 각종 인터뷰, 강연을 통해 신도시 유치를 통한 남양주 발전 청사진을 제시했다.
하지만, 주민들 반응은 싸늘하다. 이곳 주민 대부분은 그린벨트 때문에 수 십년 간 농사나 창고 임대료로 생계를 꾸려왔다. 인근 별내, 다산 신도시 개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옮겨온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번 3기 신도시 지정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나가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또한, 주민들은 토지 보상이 공시지가 기준으로 이뤄지면서 보상 금액이 시세보다 턱없이 낮게 책정된 것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품고 있다. 주민들은 "안 그래도 살던 곳에서 쫓겨나야 할 판인데, 헐값에 내놓으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반발했다.
광역급행철도(GTX) 완공 전에 신도시 입주가 이뤄지는 것도 문제다. 이 지역 핵심 교통 시설로 기대를 모았던 GTX-B 노선이 사회간접자본(SOC) 예비타당성 면제 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교통 지옥'이 펼쳐질 거란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주민들은 "지금 예타가 면제되더라도 착공까지 수년이 걸린다"면서 "지금도 출퇴근 시간이 전쟁터인데 교통 대책 없이 신도시가 들어서면 큰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해당 지역 주민들은 작년 말부터 남양주시청과 세종시 정부 청사 등을 오가며 신도시 반대 집회를 열어왔다. 오는 28일엔 교산 신도시, 계양 신도시 주민들과 함께 청와대 앞에서 대규모 연합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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