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뉴스=박영신 기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고용한파가 불어닥친 가운데 일용직, 시간제일자리 등 법의 보호조차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은 생계의 위협을 받으며 살아남기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일용직들, 일거리 없는데 어떻게 하나"
# “일용직 노동자들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인데 일거리가 없으면 어쩝니까.”
건설일용직으로 일하고 있는 A씨는 나흘째 일거리를 얻지 못했다. 그는 벼랑 끝에 서 있는 참담한 기분이라고 했다.
A씨는 지난해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당한 후 건설일용직에 뛰어들었다. 아픈 노모의 약값이라도 벌려면 뭐라도 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잡부라도 안 해본 막노동을 하다 보니 처음에는 여기저기 다치기도 했고 그게 무서워서 오랫동안 일을 쉬기도 했다. 그런데 일을 착실하게 하면 할수록 통장에 모이는 돈을 보며 열심히 일해야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러나 안 그래도 건설경기가 위축돼 일거리가 많이 나오지 않던 터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일거리도 반토막 났다. 예전에 인력사무실에 70여 개 일자리가 나왔다면 요즘에는 30여 개도 채 나오지 않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A씨에게까지 일거리가 돌아오기가 쉽지 않았다. 예전에는 일주일 중 사흘이나 나흘 정도는 일거리를 구할 수 있었다면 요즘에는 하루나 이틀도 구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오늘도 인력사무실에 일거리를 얻기 위해 모인 사람들은 50명가량 됐지만 막상 일거리를 받은 사람은 20명 안팎이었다. 그중에 B씨는 이름이 호명되지 못했다.
전국의 일용직 근로자는 86만여명. 이들은 휴업수당도 실업급여도 받을 수 없는 사각지대의 최전방에 놓여 있다.
가장 먼저 해고 당하는 시간제일자리
# “주방장처럼 무급휴직이라도 받았으면…”
작은 식당에서 3년째 시간제로 주방보조와 서빙을 해 온 B씨는 최근 우울증에 걸릴 지경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다니던 식당을 그만두게 됐기 때문이다.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은 계산대를 맡은 사장과 주방장, 주방보조인 B씨 등 세 사람이었다. 대표가 올 3월에는 B씨의 급여를 인상해 주고 월급제로 승진시켜 주겠다는 약속도 했던 터였다.
2월부터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된 가운데서도 계속 찾아오는 단골손님들이 많아서 위태위태하지만 잘 지나가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B씨가 일하던 식당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곳으로 조사되면서 가게는 문을 닫아야 했다. 사장은 피해업소 지원과 긴급경영 지원을 신청했고 주방장은 무급휴직을 당했지만 식당이 영업을 하게 되면 다시 일을 하게 된다.
그러나 B씨는 그만 둘 수 밖에 없었다. B씨는 사장의 “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 그만 나와라”는 말에 설움이 복받쳤다고 했다. "주방장처럼 직원이었다면 무급휴직이라도 받을 수 있었을텐데…"
최근 선거철인데도 불구하고 코로나19 때문에 후보 홍보 아르바이트도 없다.
남편도 다니던 공장에서 무급휴직을 당해 아이까지 당장 세 식구가 거리에 나 앉아야 할 판이다.
영세사업장에서 일하는 시간제 일자리 노동자들은 실업급여도 받을 수 없다. 이들은 경제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해고되는 등 가장 취약하지만 이들을 보호하거나 지원하는 제도나 대책은 전무후무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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