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하남점 개장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국내 16번째 코스트코 매장인 하남점은 오는 30일 개장을 목표로 손님 맞을 준비에 한창이다. 하지만, 인근 지역 소상공인들은 '생존권 보장'을 외치며 입점 반대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하남 덕풍시장과 신장시장, 5일장, 가구협회, 석바대상점가, 슈퍼조합, 패션조합 등으로 구성된 코스트코 입점저지 위원회는 지난 달 29일 하남시청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후 계속해서 시청 관계자, 중소벤처기업부 조정 위원들과 만나며 코스트코 반대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하남시는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주요 대형 마트뿐 아니라 초대형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가 입점해있는 곳이다. 스타필드 안엔 창고형 할인 매장 트레이더스를 비롯해 일렉트로마트, PK마켓 등 온갖 쇼핑 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런 가운데 코스트코까지 들어온다면 영세 소상공인들은 가게 문을 닫아야 한다는 것이 상인들 측 주장이다.
김재근 하남덕풍전통시장상인회 회장은 "건축 허가가 나려면 시의회 심의를 받아야 하는데, 의원들도 모르게 허가가 났다"며 "코스트코 하남점은 건축 허가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후 간담회가 열렸지만, 이미 허가 난 것을 일방 통보하는 자리였고, 나는 간적 없는 간담회에 내가 참석한 것으로 처리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코스트코 입점을 놓고 진행된 각종 영향평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코스트코가 가져온 서류를 보니 (입점 후) 오히려 지역 상권이 살아날 거라고 돼있더라"면서 "믿을 수 없어서 하남시에 재조사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시에서 코스트코 광명점을 사례로 재조사한 결과 반경 3km 이내 전통시장이 연 1,000억원 가까이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왔다고 한다. 참고로 코스트코 하남점과 덕풍시장은 '1.1km' 떨어져 있다.
코스트코가 내놓은 상생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코스트코는 지역 특산품을 대량으로 매입해 팔고, 소상공인들이 코스트코 물품을 싼 값에 사서 팔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김 회장은 "미사강변도시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그나마 있던 부추밭도 다 사라졌는데 하남에 특산품이 뭐가 있느냐"면서 "형식적으로 제시한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초대형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 입점 때와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스타필드 운영사인 신세계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덕풍시장에 '장난감 도서관'을 지어준 바 있다. 연 회비 1만원을 내면 1년 간 장남감을 대여할 수 있는 곳으로, 어린 아이를 둔 젊은 고객 층의 시장 이용 증대에 도움을 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스타필드가 들어올 땐 조정까지 가지도 않고 원만하게 협의가 잘 됐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코스트코 이익배당금은 미국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안 된다"면서 "지금도 하남시 입구는 차가 많이 막히는데, 코스트코까지 들어오면 교통 지옥이 펼쳐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시민 수 26만명 밖에 안 되는 하남시에 대형 마트가 5곳이나 있는 건 말이 안 된다"면서 "코스트코가 들어오면 하남시 소상공인들은 모두 길거리에 나앉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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