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건축 허가 때부터 문제였다"...하남 상인들이 코스트코 반대하는 이유 - "시의원들도 모르게 '날치기'로 건축 허가" - "지역 사회와의 상생 의지 없는 형식적 대안만 제시 중" - "하남시 대형 마트 무려 5개, 소상공인 전멸할 것"
  • 기사등록 2019-04-18 17:37:04
기사수정

코스트코 하남점 개장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국내 16번째 코스트코 매장인 하남점은 오는 30일 개장을 목표로 손님 맞을 준비에 한창이다. 하지만, 인근 지역 소상공인들은 '생존권 보장'을 외치며 입점 반대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하남 지역 소상공인들은 코스트코 입점 반대 운동을 진행 중이다. 사진은 덕풍시장 입구에 걸린 코스트코 반대 현수막. (사진=조영수 기자)

하남 덕풍시장과 신장시장, 5일장, 가구협회, 석바대상점가, 슈퍼조합, 패션조합 등으로 구성된 코스트코 입점저지 위원회는 지난 달 29일 하남시청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후 계속해서 시청 관계자, 중소벤처기업부 조정 위원들과 만나며 코스트코 반대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하남시는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주요 대형 마트뿐 아니라 초대형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가 입점해있는 곳이다. 스타필드 안엔 창고형 할인 매장 트레이더스를 비롯해 일렉트로마트, PK마켓 등 온갖 쇼핑 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런 가운데 코스트코까지 들어온다면 영세 소상공인들은 가게 문을 닫아야 한다는 것이 상인들 측 주장이다.


김재근 하남덕풍전통시장상인회 회장은 "코스트코 하남점은 건축 허가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사진=조영수 기자)

김재근 하남덕풍전통시장상인회 회장은 "건축 허가가 나려면 시의회 심의를 받아야 하는데, 의원들도 모르게 허가가 났다"며 "코스트코 하남점은 건축 허가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후 간담회가 열렸지만, 이미 허가 난 것을 일방 통보하는 자리였고, 나는 간적 없는 간담회에 내가 참석한 것으로 처리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코스트코 입점을 놓고 진행된 각종 영향평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코스트코가 가져온 서류를 보니 (입점 후) 오히려 지역 상권이 살아날 거라고 돼있더라"면서 "믿을 수 없어서 하남시에 재조사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시에서 코스트코 광명점을 사례로 재조사한 결과 반경 3km 이내 전통시장이 연 1,000억원 가까이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왔다고 한다. 참고로 코스트코 하남점과 덕풍시장은 '1.1km' 떨어져 있다.


코스트코가 내놓은 상생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코스트코는 지역 특산품을 대량으로 매입해 팔고, 소상공인들이 코스트코 물품을 싼 값에 사서 팔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김 회장은 "미사강변도시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그나마 있던 부추밭도 다 사라졌는데 하남에 특산품이 뭐가 있느냐"면서 "형식적으로 제시한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초대형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 입점 때와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스타필드 운영사인 신세계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덕풍시장에 '장난감 도서관'을 지어준 바 있다. 연 회비 1만원을 내면 1년 간 장남감을 대여할 수 있는 곳으로, 어린 아이를 둔 젊은 고객 층의 시장 이용 증대에 도움을 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스타필드가 들어올 땐 조정까지 가지도 않고 원만하게 협의가 잘 됐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스타필드 입점 당시 소상공인과의 상생 방안으로 '장난감 도서관'을 건립한 바 있다. (사진=조영수 기자)

김 회장은 "코스트코 이익배당금은 미국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안 된다"면서 "지금도 하남시 입구는 차가 많이 막히는데, 코스트코까지 들어오면 교통 지옥이 펼쳐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시민 수 26만명 밖에 안 되는 하남시에 대형 마트가 5곳이나 있는 건 말이 안 된다"면서 "코스트코가 들어오면 하남시 소상공인들은 모두 길거리에 나앉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gginews.kr/news/view.php?idx=57781
  • 기사등록 2019-04-18 17:37:04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동탄지역 안전한 보행 환경 위한 논의 경기도의회 신미숙 도의원(더불어민주당, 화성4)은 4월 2일 경기도의회 화성상담소에서 동탄지역의 결빙 취약구간과 급경사지에 안전한 보행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회의를 개최했다.이번 회의에는 화성시 동탄출장소 교통건설과 과장 등 관련 부서 관계자 3명이 참석해, 특히 작년 겨울철에 인도 및 차도의 경사도가 심한 지역에서 빈번하게...
  2. 비 내리는 봄날, 음악으로 피어난 따뜻한 순간 지난 5일 오후 4시 30분부터 6시까지, 오산문화원에서 열린 ‘봄! 옥상정원 음악회’가 200여 명의 시민들의 따뜻한 호응 속에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당초 옥상정원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우천으로 인해 오산문화원 3층 실내 공연장으로 장소가 변경되었고, 빗속에서도 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열정은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한발 .
  3. 신미숙 도의원, "소공인 보호 위한 정책 확대 필요"… 국회 토론회 참석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신미숙 의원은 지난 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제조산업 현장을 지켜온 도시형소공인 현안 2차 토론회」에 참석해 소공인 보호를 위한 다양한 제언을 제시했다.토론회에서는 소공인들의 열악한 경영 환경과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들이 논의됐다. 신미숙 의원은 “경기도는 도 내 제조.
  4. 경기도는 ‘도피처’ 도민은 ‘볼모’?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최근 행보에 대해 많은 도민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대선 출마를 위한 준비에 집중하는 모습이 과연 경기도지사로서의 책무를 다하는 길일까, 아니면 경기도를 단지 정치적 도피처로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김동연 지사는 최근 미국을 방문해 관세 문제를 논의하며 ‘경제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
  5. 화성FC, 지역 유소년 축구교실 개최…축구 꿈나무 육성에 힘쏟는다! 화성FC가 지역 유소년들에게 축구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축구 저변 확대를 위해 유소년 축구교실을 개최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화성시 관내 어린이들에게 축구의 즐거움을 전달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기 위한 화성FC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올해로 4년째 이어지고 있다.유소년 축구교실은 화성시 관내 초등학생 67명을 선발.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