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수원시, 장애인 투표권 보장 위해 두팔 걷어붙여

[시사인경제] 12일 수원 팔달구 못골 경로당 앞. 휠체어를 탄 신창호(54) 장애인유권자연대 운영위원을 비롯한 10여 명이 경로당 안팎을 꼼꼼하게 살펴봤다. 이들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건물 지하, 2층 이상에 설치된 투표소, 공공기관이 아닌 일반 건물 투표소 등 20개 투표소(수원시 전체 투표소 287개소)를 대상으로 ‘인권영향평가’를 하는 수원시 평가단이었다.



수원시, 투표소 인권영향평가 첫 시행

수원시 인권센터는 올해 처음으로 투표소 인권영향평가를 시행했다. 인권센터·인권팀 직원, 수원시인권위원회 위원, 수원시장애인유권자연대 장애인 등 12명으로 구성된 평가단은 5∼12일 투표소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투표소까지 이동 경로 장애물 여부, 투표소 경사로·장애인 전용 화장실·승강기 설치 여부 등을 세심하게 평가했다.

인권영향평가는 공공시설물, 정책, 자치법규 등이 시민 인권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평가하는 제도다. 이번 ‘투표소 인권영향평가’는 노약자, 임산부 등 사회적 약자들의 투표소 접근성, 투표 편의에 중점을 뒀다.

‘지동 제4 투표소’로 지정된 못골 경로당은 장애인 유권자들이 진입하는 데 난관이 많았다. 건물 진입 경사로 앞 보도블럭이 움푹 패어 있고, 배수구도 있어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기가 수월치 않았다. 또 경사로가 너무 가팔라 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다른 사람 도움을 받아야 오를 수 있었다. 출입구는 좁았고 장애인 화장실은 없었다.

30m가량 떨어진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경로당까지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며 인권영향평가를 한 신창호 위원(지체장애 1급)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오늘 투표소 다섯 곳을 평가했는데, 세 곳은 불합격이라고 생각한다”며 “장애인 화장실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고, 다른 사람 도움을 받아야만 투표소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장애인 전용 화장실 없는 투표소 있어

평가단은 못골 경로당에 대해 “실외 경사로 앞 평지가 고르지 않고 배수구가 있어 바퀴가 빠질 위험이 있고, 실내 진입 시 턱이 있어 경사로 설치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인권영향평가 대상 투표소 중 장애인 배려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은 곳이 적지 않았다. 권선제일경로당은 건물 안에 턱이 있고, 장애인 전용 화장실이 없었다.

영흥공원 배드민턴장은 장애인 접근성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고, 노블레스 웨딩컨벤션은 공간이 비좁아 사람이 몰릴 경우 질서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는 나왔다.

최근에 건립된 버드내 도서관, 광교자연앤힐스테이트54단지 지하 2층 멀티미디어 실, 영통마크원 래미안2단지 지하 1층 등은 복도 폭이 넓고 승강기가 설치돼 있어 ‘매우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평가단은 “투표소마다 자원봉사자를 2명씩 추가 배치해,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가 투표소로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며 “특히 사회적 약자가 많이 거주하는 동(洞)은 자원봉사자 추가 배치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내놓았다.

신체장애 등으로 투표소를 방문하기 어려운 유권자는 자신이 머무는 곳에서 투표하고, 투표용지를 회송용 봉투에 넣어 선거관리위원회로 보내는 ‘거소(居所) 투표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장애인은 거소 투표보다는 직접 투표소에 나와 참정권을 행사하길 원한다. 투표소 인권영향평가가 필요한 이유다.

거소 투표 제도 있지만, 대부분 투표소 투표 원해

이날 평가에 함께한 박근섭 수원시 인권팀장은 “선거관리위원회는 장애인들에게 거소 투표를 권하지만,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똑같은 방식으로 투표할 권리가 있다”며 “장애인의 투표권이 보장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권센터 관계자는 “투표권은 국민이 마땅히 행사하고 누려야 할 주권”이라며 “투표소 선정·설치 과정에 인권 침해적 요소가 없는지 점검해 사회적 약자의 참정권을 확보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인권센터는 평가결과를 바탕으로 각 구 선거관리위원회와 선거 관련 부서에 개선 사항을 제시할 예정이다. 지적 사항 시정 여부도 점검한다. 인권센터는 2018년 지방선거를 비롯한 향후 선거 투표소 선정에도 평가결과를 반영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점검할 계획이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gginews.kr/news/view.php?idx=20042
  • 기사등록 2017-04-18 15:09:00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수원시, 군공항 고도제한 완화 국회토론회 개최 수원시는 지난 25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수원 군 공항 주변 고도제한 완화를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현재 수원 군 공항 주변 지역의 비행안전구역으로 인해 수원시 약58.44㎢와 화성시 약40.35㎢가 고도제한에 묶여 있어 공항과 인접한 지역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가 심각하게 침해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
  2. (주)헤스티아-(주)초이소방 "전기차 화재진압" 업무협약 전기차 화재소방 전문업체 ㈜헤스티아와 (주)초이소방은 지난 25일 전기자동차 화재 예방 상품인 화재진압 소화포와 국내외 최초 최대용량 150L 리듐소화기 및 화재예방 솔루션 등을 상호 협력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양사는 전기차 화재진압 장비 전문업체로 상호 협약해, 전기차 화재 예방을 위해 개선과제를 발굴하고 추.
  3. 오산지역발전포럼, "추계 힐링 페스티벌 개최" 오산발전포럼(의장 엄기영) 추계 페스티벌이 지난 26일 양평군 지평 레포츠 센터에서 열렸다.이번 행사는 수토산악회, 오산포럼산악회, 크리스토퍼오산지부, 오산지역 소모임 및 오산 시민 1900여 명과 200명의 자원봉사자가 참가했다.엄 의장은 “오산 시민과 함께하는 가을 나들이에 좋은 자리를 마련해주신 양평군에 감사드리며 이번 기...
  4. 황세주 경기도의원, 더블어민주당 경기도당 대변인단 합류 황세주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 부위원장, 비례)이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신임 대변인단에 전격 합류했다.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김승원 위원장)은 지난 9월 30일, ‘김승원호’의 신임 대변인단 인선을 의결했다. 수석대변인에 부승찬 국회의원(용인병)이 임명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황세주 의원(비례)은 박옥...
  5. 화성FC U-12, 키파컵 단양 전국 유소년 축구 페스티벌 준우승 ‘백만화성과 함께하는’화성FC U-12가 2024 12차 키파컵 단양 전국 유소년 축구 페스티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화성FC는 지난 10월 25일(금)부터 27일(일)까지 2박 3일 동안 충청북도 단양군 일대에서 열린 단양군과 한국유소년축구협회가 주최, 주관하는 2024 12차 키파컵 단양 전국 유소년 축구 페스티벌 결승에서 고려FC에 0-2로 패해 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