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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 한 학업의 恨 풀어주는 경기도 대학생 과외선생님 - 도내 거주 혹은 도내 소재 대학 재학 중인 대학생으로 멘토 팀 구성
  • 기사등록 2016-11-24 09: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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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동대 멘토와 멘티 모임
[시사인경제]“배운 것이 없으면 대화가 안돼. 대화가 안되면 자신감도 떨어지고. 그럼 나중엔 주먹밖에 나갈 것이 없는거야. 늦은 나이에 하는 공부가 쉬웠겠어? 그래도 멘토 선생님들이 잘 가르쳐주시니까 자신감도 생기고 이젠 공부가 재밌게 느껴지더라고.”

소아마비로 장애등급 1급 판정을 받아 초등학교도 다녀본 적 없던 차종선 씨(65세). 어릴 때부터 장애를 가진 그에게 학교의 문턱은 높았다. 학교와 인연을 맺지 못한 채 살아온 차 씨지만, 아내의 제안으로 2012년부터 다니게 된 ‘동두천 두드림 장애학교’에서 만학도의 꿈을 펼치게 됐다. 2년 만에 초등학교 검정고시를 통과했지만 중학교 검정고시는 쉽지 않았다. 특히 영어와 수학은 그에게 너무 높은 벽이었다.

이런 그를 도와준 사람이 ‘경기도 대학생 지식 멘토사업’으로 만난 경동대학교 이한별(21세. 유아교육과) 선생님이었다. 어려운 수학문제도 이 선생님의 설명을 여러 번 듣다보면 이해가 돼 점점 자신감이 붙었다는 차씨. 그는 2015년 중학교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지금은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도전하고 있다.

경기도의 ‘대학생 지식멘토 사업’이 차 씨처럼 장애 등을 이유로 학업을 늦게 시작한 만학도는 물론, 다양한 경제적·사회적 원인으로 학업을 이어 나가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경기도 내 거주하고 있거나 경기도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이 저소득층 자녀, 장애인, 노인, 다문화 가정, 탈북 청소년 등 도내 학습 소외계층에게 멘토가 돼 주는 프로그램이다. 일종의 어려운 사람을 위한 대학생 과외선생님이다.

경기도는 매년 공모를 통해 멘토 기관을 선정하고 활동비, 교재교구비 등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또, 지역 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해 멘토에 참가하는 학생들이 32시간의 봉사시간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우수 멘토로 선정된 학생에게는 경기도지사상도 수여한다.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국·영·수·한국사 등의 교과목과 악기, 글쓰기 등의 특기를 가르치는 ‘지식 멘토링’ 사업(1팀 2명)과 교통편이 불편한 도서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지역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현장 캠프’(1팀 5명)로 구성된다.

이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대학이 수요자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이를 잘 수행할 수 있는 멘토를 선발해 보내준다는 점이다. 멘티가 국·영·수 같은 교과목 수업을 요청할 경우 멘토를 맡은 대학은 해당 능력을 가진 학생을 모집하는 식이다. 모집한 학생들은 교수법 등 멘토링에 필요한 대학의 사전교육을 받아야만 멘토로 참가할 수 있다.

2014년부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경동대학교 권세경 교수는 “초·중·고 학생들은 주로 교과학습과 특기적성 교육을, 대안학교는 교과목보다는 생활멘토를 제공해주길 바래요. 이처럼 각자 원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적절한 멘토를 찾아 매칭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무리 좋은 멘토를 찾아도 사전 교육이 얼마나 잘 됐느냐에 따라 효과가 천차만별이죠.”라고 사전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까다로운 조건에도 ‘대학생 지식멘토 사업’은 매년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가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총 463팀 876명의 멘토가 3,380명 멘티의 교육을 담당했다. 2016년에도 전반기에만 41팀 98명의 멘토가 377명 멘티를 교육했고, 하반기에는 58팀 80명 멘토가 250명 멘티에게 교육을 진행 중이다.

이처럼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이유는 뭘까. ‘동두천 두드림 장애학교’에서 멘토 선생님으로 활동 중인 경동대학교 유아교육과 이한별(21세) 씨는 그 이유를 멘토와 멘티 사이의 ‘교감’에서 찾는다. 이 씨는 “장애인 분들을 상대로 수업을 하다 보니 처음에는 어려운 점이 많았죠. 무섭다는 편견도 있었고. 수업 과정에서 아무래도 집중력이나 이해력 같은 게 일반인에 비하면 조금 떨어지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구요. 그런데 수업을 진행하면 할수록 그 분들의 노력에 감동하게 됐어요. 그러면서 편견도 깨지고 나중엔 정말 같이 호흡하는 느낌이었죠. 주변 친구들이나 후배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멘토와 멘티가 하나가 돼 열정적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질문에 대답해주다보면 애초에 정해진 2시간을 훌쩍 넘어 3-4시간 동안 수업이 진행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실제로 멘토링을 받은 멘티를 대상으로 2015년 사업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매우 만족한다는 응답이 61.6% 대체로 만족이 38.4%로 전반적으로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의사소통이 원활했다는 응답도 매우 만족 69.3%, 대체로 만족 23.0%로 보통이라는 응답은 7.8%에 불과했다.

경기도는 올해 7천만 원인 관련 예산을 내년부터 1억 원으로 증액하고, 최소 100팀 이상 구성하도록 돼 있는 멘토 팀 수도 120팀 이상 구성 할 예정이다. 영화, 전시, 공연 등 월 1회 문화체험을 위해 배정된 문화체험비도 팀 당 5만원에서 7만원으로 증액할 방침이다.

김재승 경기도 교육협력과장은 “대학생 지식멘토 사업은 멘티가 원하는 교육을 멘토들의 재능 기부를 통해 맞춤형으로 제공해주는 사업.”이라며, “장애를 가졌다거나 집에 돈이 없다거나,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교육받기 원하는 도민이나 학생이 교육을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앞으로도 지원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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