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오산·화성·평택·수원 등 경기 남부 지역을 비롯해 세무사 사무실이 급증하는 가운데 일부 세무사들이 국세청 근무 경력을 주요 홍보 수단으로 내세우면서, 납세자가 이를 실제 업무상 영향력이나 특혜 가능성으로 오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세청 출신 ○○년 경력”, “세무서장 출신”, “국세 행정 경험 보유.”
세무사 사무실 간판과 홍보 문구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표현들이다. 국세 행정을 경험했다는 것은 분
경기인뉴스 박선경 기자명 전문성을 보여주는 경력 중 하나다. 하지만 일부 납세자들은 이 같은 표현을 보며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전직 세무서장이면 세무서와 관계가 있는 것 아닌가”, “일반 세무사보다 세금을 잘 해결해 주는 것 아닌가.” 현장에서 들리는 이런 반응은 단순한 개인의 오해로만 치부하기 어렵다. 전문적인 경력 홍보가 납세자에게 잘못된 기대를 심어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 지역 사업자는 "국세청에서 오래 근무한 경력이 자랑스러운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납세자가 그것을 보고 행정기관과 특별한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든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전직 공무원 출신 세무사가 실제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전문 지식과 행정 경험은 납세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다. 그러나 세무 서비스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결국 법과 원칙에 따른 정확한 세무 처리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문제는 ‘경력 홍보’와 ‘전관 이미지 활용’의 경계다. 과거에는 공직 경력이 곧 경쟁력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투명성과 공정성을 중시하는 현재 사회에서는 납세자가 불필요한 오해를 하지 않도록 보다 신중한 홍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경기 침체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세무 서비스 비용은 민감한 문제다. 일부 납세자들은 "유명 경력자를 찾았지만 일반 사무실보다 비용 부담이 컸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높은 수임료가 전문성과 연결되는 것은 아니며, 납세자가 합리적으로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국세청과 한국세무사회 역시 전문자격사 시장의 신뢰 확보라는 측면에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공직 경력이 존중받는 사회는 바람직하지만, 그 경력이 납세자에게 잘못된 기대나 불필요한 불신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전문자격사의 가장 큰 자산은 결국 ‘간판’이 아니라 ‘신뢰’다. 국세청 경력이라는 이력이 전문성을 증명하는 자료가 될 수는 있지만, 그것이 납세자에게 특혜나 영향력을 연상시키는 수단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오히려 전문직 전체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
세무시장이 커질수록 필요한 것은 화려한 경력 경쟁이 아니라 납세자가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는 투명한 서비스 문화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과거의 권위가 아니라 현재의 책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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