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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희 경기도교육감

Q. 새 학년을 맞아 학교 현장을 직접 많이 찾으셨다고 들었습니다. 현장에서 느낀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요?


A. 이번에 학교들을 찾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정책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학생·교사·학부모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교육은 책상 위에서만 설계해서 완성되는 게 아니라, 교실에서 어떻게 구현되느냐가 더 중요하니까요.


현장에서 들은 이야기는 다양했지만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교육이 더 이상 학교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바깥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안산동그리공유학교’에서 열린 가족 인성캠프에서는 할머니, 부모, 아이 3대가 함께 참여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한 아이가 “할머니랑 같이해서 더 좋아요”라고 말하는데, 그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인성교육은 결국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고, 가정과 지역이 함께할 때 더 깊어진다는 걸 다시 느꼈습니다.


부천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한 교사가 학생의 재능을 발견해 학교 전체 공간으로 확장시키고, 나아가 세계 무대까지 도전하게 만든 사례도 있었습니다. 그걸 보면서 교육의 역할은 학생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현실로 연결해주는 데 있다는 확신이 더 강해졌습니다.


또 위급한 상황에서 시민을 도운 학생들의 이야기도 들었는데,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하더군요. 교실에서 배운 가치가 삶에서 실천으로 이어질 때, 그게 진짜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도 분명했습니다. 학교 안에서는 변화가 시작됐는데, 입시 구조가 아직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학생들은 스스로 선택한 배움에 몰입할 때 가장 크게 성장하고, 교사들도 더 다양한 수업을 시도하고 싶어 합니다. 학부모들도 교육 때문에 지역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기대하고 있고요. 결국 메시지는 하나였습니다. 교육의 중심을 다시 학생과 학교로 돌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Q. ‘IM_Possible’이라는 책을 처음 쓰셨는데요. 어떤 생각을 담으셨나요?


A. 교육감으로서 고민했던 생각을 혼자만 갖고 있기보다, 교육 현장의 구성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교육은 혼자 만드는 게 아니라 교사, 학생, 학부모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니까요.


사실 저는 그동안 기록보다는 실천을 더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정책 현장에서는 결정해야 할 일이 많다 보니 글로 남기는 건 늘 뒤로 미뤄졌죠. 그런데 교육이 사회 전체를 움직이는 중요한 영역이라는 점에서 이제는 방향과 철학을 정리해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IM_Possible’이라는 제목에는 두 가지 의미를 담았습니다. 하나는 불가능해 보이는 것도 결국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의지, 또 하나는 ‘IM’을 떼면 ‘임태희는 가능하다’는 상징적인 의미입니다. 물론 개인을 넘어 우리 교육도 충분히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을 담은 표현입니다.


책에서 강조한 핵심 가치는 ‘자율·균형·미래’입니다. 학생이 스스로 선택하는 힘, 함께 살아가는 역량, 그리고 AI 시대에 필요한 준비. 이 세 가지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실제 교육 현장에서 구현돼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교육은 전환의 시기에 있습니다. 과거처럼 암기 중심으로는 미래를 대비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입시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 간극을 줄이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


Q. 대입제도 개편 이야기를 많이 하셨는데, 핵심 방향은 무엇인가요?


A. 지금의 대입제도는 점수 중심이라 공정성을 강조하지만, 학생의 다양한 역량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창의력이나 문제 해결력 같은 것은 점수만으로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안한 방향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해 학생의 성취 수준을 제대로 보자는 것입니다.
둘째, 서·논술형 평가를 확대해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을 평가하자는 것입니다.
셋째, 학생의 성장 과정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평가 체계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결국 입시가 바뀌어야 학교가 바뀌고, 학교가 바뀌어야 학생의 배움이 달라집니다.


Q. 절대평가 도입에 대한 우려도 있는데요.


A. 가장 큰 우려는 변별력 문제입니다. 그런데 변별력은 점수를 촘촘히 나누는 데서 생기는 게 아니라 평가의 질에서 나옵니다. 사고력 중심 평가와 공정한 채점 기준을 갖추면 충분히 보완할 수 있습니다.


또 AI 기반 학습 플랫폼을 통해 학생의 학습 과정 데이터를 축적하면 단순 점수가 아니라 성장 과정까지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게 앞으로 중요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Q. AI 시대 교육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A. 이제는 지식을 많이 아는 것보다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AI가 정보를 대신 찾아주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걱정도 있습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기보다 검색에 의존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AI는 답을 대신하는 도구가 아니라 사고를 확장하는 도구로 써야 합니다.


그래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기술을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책임 있게 활용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Q. 아동 보호 문제도 중요한 이슈인데요.


A. 최근 사건을 보면 기존 시스템이 사각지대를 놓치고 있다는 게 분명해졌습니다. 사후 대응이 아니라 사전 예방 중심으로 바꿔야 합니다.


출생부터 취학까지 끊김 없는 관리 체계를 만들고, 기관 간 정보 공유를 강화해야 합니다. 핵심은 한 아이도 놓치지 않는 시스템입니다.


Q. 학생 정치 참여 확대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A.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봅니다. 학교는 정치적 중립이 중요한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정치 참여 확대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민주주의를 이해하고 토론하는 교육이 먼저입니다. 교육은 선택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이해를 돕는 것이어야 합니다.


Q. 촉법소년 문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A. 책임은 분명히 해야 합니다. 다만 처벌만으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교육을 통해 다시 성장할 기회를 함께 제공해야 합니다.

처벌과 교육의 균형이 중요합니다.


Q. 교복비 부담 문제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A. 지금은 지원과 실제 수요가 맞지 않는 구조입니다. 정장형 교복은 잘 안 입는데 생활복은 따로 사야 하니까요.

그래서 생활복 중심으로 바꾸고, 바우처 방식 등 선택권을 확대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Q. 교육재정 문제는 어떻게 봐야 할까요?


A. 가장 중요한 것은 형평성과 안정성입니다. 학생 수와 교육 수요를 반영한 공정한 배분이 필요하고, 재정 총량이 줄어들지 않아야 합니다.


교육재정은 지역 문제가 아니라 국가 미래의 문제입니다.


Q. 마지막으로, 임기 동안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요?


A. 학교를 다시 ‘교육이 중심이 되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입시 중심 구조를 바꿔 학생이 배움의 주체가 되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결국 목표는 하나입니다.


학생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성장할 수 있는 교육을 만드는 것.
그게 교육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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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4-06 15: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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