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충선 경기인뉴스 발행인
악귀를 몰아내는 상징, 팥죽은 매년 동짓날이 되면 우리의 밥상에는 붉은 팥죽이 오른다. 예부터 팥죽은 나쁜 기운과 악귀를 몰아내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상징이었다. 어둠이 가장 긴 날, 팥죽 한 그릇에는 밝음을 기원하고 불길함을 물리치는 소망이 담겨 있다. 이제 이 소박하지만 강력한 상징을 대한민국 국회로 보내야 할 때가 왔다.
어둠을 이기고 새로움을 맞이하는 날 동지는 24절기 중 스물두 번째 절기로, 일 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단순히 절기의 변화가 아니라, 긴 어둠을 지나 새로운 밝음을 맞이하는 희망의 상징이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동지를 작은 설로 여기며, 팥죽을 끓여 먹고 액운을 쫓아내며 새로운 시작을 준비했다. 이런 의미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이유는, 어둠을 견디고 나면 반드시 새벽이 온다는 믿음 때문이다.
정쟁으로 얼룩진 국회가 팥죽이 필요한 이유는 최근 국회의 모습을 보면 국민들의 한숨과 실망이 깊어져만 간다. 정쟁으로 얼룩진 회의장, 민생 법안은 뒤로한 채 끝없는 대립과 공방만 이어지는 모습은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망각한 듯하다. 서로를 비난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행태는 마치 악귀가 국회에 둥지를 튼 듯한 모습이다. 이럴 때일수록 동지 팥죽의 상징이 절실하다.
팥죽 한 그릇의 소통과 화합 팥죽은 그저 전통 음식이 아니다. 붉은 팥이 가진 색채는 악귀를 쫓는 힘을 상징하고, 따뜻한 죽 한 그릇은 공동체의 화합과 소통을 의미한다. 국회의원들이 팥죽 한 그릇을 함께 나눈다면, 서로의 입장 차이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머리를 맞대어 민생을 위한 실질적 논의를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말뿐인 국민 걱정이 아니라, 실질적 행동과 책임감이 필요한 때다.
상징을 넘어 현실로 물론 팥죽 한 그릇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상징은 때로 현실을 바꾸는 강력한 힘을 가진다. 동지 팥죽을 국회에 보내자는 제안은 단순한 풍습을 넘어, 이제는 정치적 악순환을 끊어내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되찾자는 간절한 바람이다.
다가오는 2025년, 팥죽의 효과를 기대하며 이번 동짓날, 팥죽 한 그릇이 국회의 문턱을 넘어 들어가기를 소망한다. 붉은 팥죽이 정쟁과 분열을 몰아내고, 상식과 소통의 자리가 국회에 다시금 자리 잡기를 바란다. 어둠이 길수록 새벽은 가까워진다고 했다. 새해에는 팥죽의 효과가 반드시 나타났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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