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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옛길(삼남길)을 따라 걷는 오산 이야기
[시사인경제]조선시대 6대 대로 중 한양과 충청, 전라, 경상의 삼남 지방을 이었던 1,000리에 달하는 긴 길을 ‘삼남대로’라고 불렀다. 조선시대 육로교통의 중심축으로 과거를 보러가던 젊은 선비들이 이 길을 걸었고, 삼남지방의 여러 물산도 이 길을 오갔다. 또한 정조께서 아버지 사도세자를 참배하기 위해 현릉원으로 행차하던 길이며, 이순신 장군이 전라좌수영으로 부임하던 길이고, 삼봉 정도전, 다산 정약용이 유배를 떠났던 길이며, 암행어사가 된 이몽룡이 남원으로 한달음에 달려가던 길이기도 하고, 임진왜란과 한국 전쟁의 격전지이기도 하다.

경기 옛길(삼남길) 구간 중 특히 오산 구간은 독산성과 세마대지, 궐리사, 고인돌공원 등 풍부한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어 기존의 도보길과는 다른 의미 있는 역사문화탐방 길이라 할 수 있다.

경기 옛길(삼남길) 제7구간 8.2㎞ 독산성 길의 시작인 세마교를 지나면 독산성에 오르게 된다. 임진왜란 때 지략으로 왜군을 물리친 권율 장군의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독산성 길을 지나 계속 길을 걷다보면 금암동 고인돌 공원에 도착한다.

오산에는 금암동이라는 마을이 있다. 크고 좋은 바위가 많아서 금암동이라 불리는 이곳에는 여러 개의 고인돌이 있는데 이러한 지석묘군은 오산이 원시시대부터 살기 좋은 곳이었음을 보여준다. 금암동 일대에는 총 11기의 고인돌이 있는데 현재 9기가 경기도 기념물 제 112호로 지정됐으며, 그 외 2기는 추정 고인돌이다. 외삼미동 반월봉 서북사면에 경기도 기념물 제211호로 지정된 2기의 고인돌은 청동기 시대 후기에 속하는 유적으로서 탁자식과 개석식이 혼재돼 있는 보기 드문 예이다.

금암동 고인돌 공원의 끝자락에 이르면 이름만으로도 정감 있는 은빛개울공원이 흐르는 세교지구의 아파트단지가 나온다. 잠깐의 도심을 지나면 다시 숲길이 이어진다. 도심 속에 숨은 여유를 찾아가는 길, 경기 옛길(삼남길) 제8구간 6.3㎞의 오나리 길 시작이다. 도심 한가운데에 이런 길이 숨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조용한 숲길을 걷다보면 약수터를 지나 궐리사에 도착하는데 궐리사는 공자를 모신 사당으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관립 공자 사당이다. 궐리사에서 나오면 이어서 오산천 길로 합류할 수 있다. 오산 시민들의 산책로로 사랑받고 있는 생태하천 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마지막 지점인 맑음터 공원에 닿는다.

오산을 지나는 약 15㎞의 경기 옛길(삼남길)을 걸으면 건강도 찾고 오산의 역사·문화의 흔적들을 통해 진한 역사의 향기가 배어있는 옛 사람들의 정취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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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7-12-20 14: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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