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경제] ‘귓속말’에는 유독 귓속말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이유가 뭘까.
월화극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극본 박경수/연출 이명우)은 인물간의 치밀한 심리전이 묘미인 드라마다. ‘귓속말’에서는 주인공들이 유독 숨결이 느껴질 듯 가까운 거리에서 귓속말을 나누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이는 인물간의 대립, 신경전 등을 세밀하게 포착해내며,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어떤 드라마에서도 느낄 수 없는 ‘귓속말’ 속 살 떨리는 속삭임들을 모아봤다.
#이보영→이상윤, 협박의 귓속말 (2회)
협박으로 시작되는 신영주(이보영 분)와 이동준(이상윤 분)의 관계는 안방극장에 큰 파격을 선사했다. 신영주는 보이는 증거는 외면하지 않겠다는 이동준의 말을 믿었고, 그의 배반에 분노했다. 그리고 아버지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 그의 인생에 몸을 던졌다. 호텔 방 안에서 신영주는 이동준에게 다가서며 말했다. “우리 아빠 데려와야겠어요. 이동준 판사님”, “나한테 남은 미래가 있는 줄 몰랐네. 걱정은 내가 해줄게. 이동준씨”. 신영주의 귓속말은 세상을 향한 작은 외침이자, 드라마 ‘귓속말’의 시작이었다.
#권율→이보영, 악마의 귓속말 (5회)
강정일(권율 분)은 신영주에게 악마의 유혹과도 같은 속삭임을 건넸다. 신영주는 아버지의 건강 악화로, 형 집행정지를 원하고 있던 상황. 강정일은 신영주의 불안한 마음을 건드리며, 이동준을 배신하라고 종용했다. “부친의 장례식장에서 먼저 볼지도 모르겠네. 신영주씨 눈물. 신창호씨가 형 집행정지로 나오는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내사팀이 오면 결혼식 전날 밤 일 말하세요”. 강정일의 귓속말은 사람의 가장 약한 곳을 건드리는 악마의 속삭임이었다.
#이상윤→권율, 경고의 귓속말 (7회)
이동준은 자신의 잘못된 판결이 만들어낸 처참한 결과를 보고 후회했다. 그리고 이를 되돌리기 위해 달라졌다. 이동준은 자신을 압박하는 강정일에게 “견디기 힘들어서 싸울 겁니다. 눈감고 살자 결심했는데, 신창호씨 살아온 인생이 보이고. 귀도 막고 살자고 생각했는데 귓속말이 들리네. 들려드리죠”라고 말하며 강정일에게 다가섰다. “자수해. 네가 김성식 기자를 죽였다고”. 이동준의 경고의 귓속말은 통쾌한 반격을 알리며 안방극장을 짜릿하게 만들었다.
#김홍파→김갑수, 거래의 귓속말 (6회)
최일환(김갑수 분)과 강유택(김홍파 분)은 자신들의 이익과 목적을 위해서라면, 한 사람의 목숨도 거래에 올린다. 강유택은 최일환에게 아들 강정일의 살인죄를 덮기 위한 조건을 걸며, “신창호라고 했나? 정일이 대신에 감옥간 놈이. 이 병원에서 수술한다고 했지? 그 놈이 수술실에서 못 나오면 범인은 죽었으니 사건은 끝나는 거 아니겠나?”라고 속삭였다. 이 장면에서 두 배우가 만들어내는 긴장감의 힘은 소름 돋도록 압도적이었다.
한편 악인들을 향한 신영주의 통쾌한 선전포고로 자체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SBS ‘귓속말’ 9회는 24일 월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