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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뻐꾹거린다고 봄이 오는 건 아니다 - 말보다 시간, 선언보다 흔적이 필요한 이유 - 경기인뉴스 홍충선 대표
  • 기사등록 2026-02-06 09: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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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뻐꾸기처럼 한 번 울었다고 봄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봄은 선언이 아니라 누적이고, 계절은 홍보로 오지 않는다. 하루 이틀 스쳐 지나가며 낸 울음소리 하나로 숲이 바뀐다면, 사계절은 이미 사라졌을 것이다. 지역을 모른 채 던지는 말 몇 마디로 민심이 움직이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기인뉴스 홍충선 대표


선거철만 되면 익숙한 장면이 펼쳐진다. 평소엔 지도에서 찾기조차 힘들던 이들이 갑자기 동네 사정을 줄줄 읊는다. 주소를 옮기고, 명함을 돌리며, 마치 오래전부터 이곳의 골목을 닳도록 걸어온 사람처럼 말한다. 지역과의 인연은 그렇게 간단히 생성된다. 클릭 몇 번, 서류 한 장, 그리고 자신감 넘치는 표정이면 충분하다.


그 말들에는 늘 공통점이 있다. 그럴듯하지만 가볍고, 풍성해 보이지만 비어 있다. 생활의 무게는 보이지 않고, 축적된 고민 대신 요약된 문장이 앞선다. 주민의 불편은 경험이 아니라 참고자료로 등장한다. 지역을 아는 것처럼 말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지역을 살아본 흔적은 찾기 어렵다.


정당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를 깎아내리는 장면도 빠지지 않는다. 정책은 잠시 미뤄두고, 말의 톤과 수위로 체급을 키워보려는 시도다. 이는 경쟁이라기보다 소리에 가깝다. 뻐꾸기처럼 “뻐꾹, 뻐꾹” 울며 존재를 알리지만, 그 울음이 봄을 앞당기지는 못한다. 숲은 조용히 고개를 돌릴 뿐이다.


정치는 울음소리 경연이 아니다. 지역은 잠깐 빌려 쓰는 무대가 아니고, 주민은 선거용 배경이 아니다. 말의 크기로 자신을 증명하려는 순간, 삶의 깊이는 드러나지 않는다. 당색으로 줄을 세우는 동안, 책임은 늘 다음 기회로 미뤄진다.


그래서 이 풍경은 웃기면서도 안쓰럽다. 선거철이 되면 반복되는 이 장면이 어느새 하나의 계절 풍습처럼 굳어버린 탓이다. 하지만 진짜 봄은 그렇게 오지 않는다. 묵묵히 뿌리를 내린 시간, 반복된 실천, 지역과 함께한 흔적 위에서만 계절은 바뀐다. 뻐꾸기의 울음이 아니라, 사람들의 발자국이 봄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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