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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경기도 분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② 재정자립도 향상 규제 완화 등 단계적 추진 경기북부 세수는 남부의 20% 불과, 그러나 SOC예산은 남부의 1.5배... "균형 발전 추진 후 분도해야" 박영신 기자 2020-11-22 20:37:57
경기도를 남도와 북도로 분리하는 이른바 경기도 분도를 둘러싼 논란으로 경기도의회와 국회 등이 연일 들끓고 있다. 경기분도론은 1992년 김영삼 대통령 후보의 공약으로 제시된 후 30년 가까이 논의돼 왔다. 그러나 여전히 정치적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북부에 적용되는 군사지역 규제 등 각종 규제와 낮은 재정자립도 등을 이유로 들며 단계적인 추진을 제시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경기 남북부의 불균형을 하루라도 빨리 해소하기 위해 분도부터 추진한 후 경기북부에 맞는 경제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분도에 대한 논의를 찬성과 반대 입장으로 나누어 정리해 봤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 달 1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분도를 한다고 할 때 북부지역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해야지 국민에게 피해가 가는 방향으로 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사진=경기도) 

[경기인뉴스=박영신 기자] 경기도 분도 찬반 논란은 지난 달 19일 이재명 경기지사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분도와 관련해 “장기적으로 분도를 해야 하나,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하며 현 단계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재명 지사는 이날 국감에서 “분도를 한다고 할 때 북부지역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해야지 국민에게 피해가 가는 방향으로 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북부가 저발전하는 것은 군사규제나 수도권규제 등 때문이고 분도해도 규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재정적으로 나빠질 게 분명하다”며 “산업 유치나 소득수준 향상 등 근본적으로 도민 삶이 개선되는 방향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지사의 경기도 분도에 대한 이러한 발언은 사실상 재임 기간 동안 분도를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권정선 경기도의원은 경기도 분도와 관련 “분도를 추진할 때 북부 주민들에게 “경기북도 할래, 남도 할래”라고 물어보고 추진하는 게 아니지 않나“며 ”누가 경기북도에 거주하고 싶다고 하겠나”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주민들이 정말 원하고 관련 논의를 주민들 스스로 시작했을 때 추진을 하는 것이지 정치적인 논리로 자리 하나 더 만들기 위해 하는 분도는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주민들 입장에서는 집값 문제가 예민한데 경기북도가 되면 집값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경기남부서 세수 걷어서 북부에 투자...균형 발전 정책 추진 

 

경기도 측이 우선적으로 제시하는, 분도를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이유로 경기도 북부 지역의 낮은 재정자립도가 꼽힌다. 

 

2020년 6월 기준 북부 지역의 재정자립도는 28.2%로 남부(42.9%)의 절반 수준이다.

 

특히 세수 또한 2조3525억원으로 남부(10조3175억원)의 20%에 불과하다.

 

그러나 도로·철도 건설 등에 쓰이는 SOC 예산은 북부가 2785억원으로 남부의 1838억원에 비해 1.5배 더 많다.

 

실제로 민선7기 들어서 이재명 지사는 지난 해 ‘경기북부 전략사업’을 선정해 ▲경기북부 테크노밸리 조성 ▲동두천 국가산업단지 조성 ▲경의·경원선 연결 지원 등에 28조114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 민선6기부터 ‘경기북부10개년발전계획(2016년~2025년}'을 수립·추진 중에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의정부, 양주, 남양주, 구리, 포천 등 경기북부 7개 시군에 벤처창업센터를 설치했다. 

 

또 경기도는 여주·동두천·양평·연천·포천·가평 등 낙후된 6개 지역을 선정해 균형발전 사업을 1차(2014년~2019년)·2차(2020년~2024년)로 나누어 추진하고 있다. 1차 사업에서는 상수도시설 건립사업, 테마공원 조성사업, IC 설치사업(제2영동고속도로 동여주IC) 등을 추진했다.

 

도 관계자는 “남부에서 북부보다 남부에서 더 많은 세수를 걷어서 북부에 더 많이 투자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경기도 차원에서 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한 여러 정책들을 펼치고 있으니 이러한 정책들을 통해 북부의 자립 기반이 발전되면 그 때 분도를 하는 게 낫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분도가 되면 현재 투자되는 것에 비해 북부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 수 밖에 없어서 북부 지역의 자립기반 마련이나 재정 상황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군사지역규제 가장 심각...완화도 국방부 소관

 

경기도가 경기도 북부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소로 꼽고 있는 각종 규제와 관련해서는 경기북도가 설치된다 하더라도 이러한 규제를 쉽게 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경기도가 김민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도 내부자료에 따르면 경기도에 대한 규제로는 ▲수도권 정비권역 ▲군사시설보호구역 ▲개발제한구역 ▲팔당특별대책지역 등이 적용되고 있다.

 

수도권 정비권역이나 개발제한구역 관련 규제는 수도권 전체 또는 국가 전체에 적용되는 규제로서 경기도 북부만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 경기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군사시설보호구역 관련 규제는 국방부 소관으로 경기북도가 설치되더라도 통일이 되지 않는 이상 이를 대폭 완화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밝혔다. 


군사시설보호구역 관련 규제는 ‘군사기지및군사시설보호에관한법률’에 따라 적용된다. 

 

법에 따르면 군사시설보호구역은 건축행위 등이 전혀 허용되지 않는 통제보호구역과 군과 협의를 거쳐 건축행위 등을 할 수 있는 제한보호구역으로 나뉘어 있으며 이 지역 면적이 1794㎢(김포시 제외)로 경기도 북부지역(4266㎢)의 40%를 차지한다. 

 

국방부는 매년 연말이나 연초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를 발표하고 있으며 2012년부터 2019년까지 경기도에서는 161.73㎢ 해제됐다. 

 

해제 시 군부대 이동이나 재배치 등과 아울러 지자체의 건의 등도 고려하는데 이처럼 지자체의 건의를 수용해 해제를 거쳐 조성된 곳이 의정부시의 을지로병원 등이다.

 

도 관계자는 “국방부가 군사시설보호구역을 완화하는 추세”라면서도 “국방부가 지자체의 의견을 듣기는 하지만 해제 여부는 전적으로 국방부가 결정하는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군사시설보호구역을 해제하는 것은 지자체의 권한을 벗어난 일이라는 얘기다.

 

또 이 말은 경기북도가 설치되더라도 군사규제지역을 해제하는 일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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