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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월시화산단 현장르포] “매출 반토막...공장 문 닫게 생겼다” 불황 그림자 미·중 무역 마찰에 코로나19까지 겹쳐 내수·수출 위축 박영신 기자 2020-05-11 01:24:44

6일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에 가 보니 코로나19 등 여파로 문 닫을 위기에 처해 있다는 공장들이 수두룩했다. 사진은 8개의 소형공장이 모여 있는 안산시 성곡동 일대의 반월산단. (사진=박영신 기자)

[경기인뉴스=박영신 기자]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이하 반월시화산단)는 수도권의 공장분산정책에 따라 1977년부터 조성·운영되고 있는 국내 최대 중기 집적단지이다.


반월시화산단에는 수도권 전방 주력산업을 보조해주는 자동차부품, 전자부품, 기계부품과 뿌리산업(도금 주물 열처리 등) 등 기업들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또 2018년 4분기 기준 경기도 생산의 22%, 고용의 20%를 차지하는 등 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클 뿐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최대 고용·생산 기지로 꼽혀 왔다. 


그러나 지난 6일 반월시화산단에 가 보니 이곳저곳에 공장을 임대·매각한다는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오후 5시가 지나자 일거리가 없는 탓인지 직원들이 다 퇴근을 해서 산단이 텅 비었다. 예전 같으면 늦은 시간까지 잔업을 하는 공장들의 불빛이 환하게 켜져 있었을 텐데 말이다.


“지난 해 추석 이후부터 일거리가 기하급수적으로 줄기 시작하더니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19 여파로 내수경기가 폭삭 주저앉으면서 일거리가 반 토막이 났습니다.” 자동화기기 부품을 만드는 A업체 대표는 이처럼 한숨을 쉬었다. 


그는 “지난 해 말 미국과 독일 등 해외업체에서 계약을 따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물거품이 됐다”며 “직원도 4명에서 2명으로 반으로 줄였지만 그나마 일거리가 없어서 4시면 퇴근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5년간 운영해 온 공장을 이번에는 문 닫게 되는 게 아닐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했다. 


에어컨 냉각기를 만드는 B업체 대표도 “공장임대료에 전기세, 직원들 월급에… 숨만 쉬어도 하루에 돈이 몇백만원씩 나가는 통에 천불이 나서 공장에 앉아 있을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보통 여름이 다가오는 이맘때면 주문물량이 늘어났지만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내수경기가 침체되면서 주문량이 대폭 줄어들었다”며 “예전에는 한달 매출이 6000만원 정도 나왔다면 요즘에는 3000만원 정도로 떨어져 공장 임대료에 직원 월급 등 어떻게 맞춰야 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지난 6일 반월시화산단 곳곳에 공장 임대 및 매각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박영신 기자)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2월 현재 반월시화산단의 업체수는 총 1만9668개사(반월 7125개사, 시화 1만1632개사, 시화MTV 980개사)로 지난 해 2월 1만9781개사에 비해 세자릿수나 줄었다. 


반월시화산단의 고용인원도 2월 기준 24만9906명(반월 11만4759명, 시화 12만3594명, 시화MTV 1만1553명)으로 전년동기비(25만6434명) 6527명이나 줄었다. 


2월 현재 국가산단 전체 평균 공장가동률은 76.7%인데 비해 반월산단은 66.7%, 시화산단은 70.9%, 시화MTV 63%에 그쳤다. 


이처럼 반월산단이 침체되는 원인으로는 자동차 전자 기계 등 주력 산업의 침체와 미·중 무역 마찰로 인한 중국 경기 침체 등이 꼽히고 있다. 


또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근로 규제 여파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한 것도 일감이 줄어드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거기에 올 초부터 코로나19 여파로 내수경기가 대폭 위축되고 수출도 부진해지면서 연이은 불황으로 문을 닫는 공장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반월시화산단에는 공장 임대·매각을 알리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다. 경기침체 여파로 공장을 팔거나 세를 놓으려는 업체들이 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반월시화산단에 위치한 한 부동산 관계자는 "불황 여파로 직접 제조업을 하기보다는 임대업으로 전환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며 "규모가 큰 공장의 매각은 문의가 적어 인프라 및 환경 개선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단공 관계자는 "반월시화산단은 업체들이 영세한데다 주로 3,4차 협력업체들이 대다수로 경기 위축에 따라 쉽게 가동률이 하락하고 임대율이 높아질 수 있는 구조"라며 "제조공정을 개선하고 업종을 고도화하는 등 제조혁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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