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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부끄러움을 잃은 사회, 양심마저 망각했는가? 경기인뉴스 홍충선 대표 경기인뉴스 2026-08-13 09:21:54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 아픔도, 실수도, 상처도 잊는다. 그러나 과거에는 최소한의 염치와 미안함만큼은 남아 있었다. 잘못을 인정하는 용기, 사과할 줄 아는 양심, 책임을 지려는 자세가 있었기에 공동체는 유지될 수 있었다.


경기인뉴스 홍충선 대표하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망각은 인간의 본성이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는 망각을 넘어 양심까지 잃어버린 사회로 변해가고 있다.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이 가장 당당하고, 책임져야 할 사람이 가장 큰소리를 치는 기이한 세상이 되었다.


정치는 그 민낯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국민 앞에서는 정의와 공정을 외치지만, 정작 자신에게는 관대한 잣대를 적용한다. 상대의 과오는 확대하고 자신의 과오는 축소하거나 침묵한다. 국민은 이러한 모습을 보며 씁쓸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속담이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생명력을 잃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치인의 도덕성은 상대를 비판하는 언변이 아니라 자신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데서 증명된다. 자신의 허물은 애써 외면하면서 상대의 허물만 파헤치는 모습은 정의가 아니라 위선이다. 국민이 분노하는 이유는 잘못 때문만이 아니다. 잘못을 대하는 이중잣대 때문이다.


언론도 다르지 않다. 공정과 진실을 외치지만 선택적 침묵과 선택적 분노를 반복한다. 경제계 역시 윤리경영을 이야기하면서도 이해관계 앞에서는 쉽게 원칙을 접는다. 법보다 편법이, 원칙보다 실리가 우선되는 풍토가 사회 곳곳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이러한 병폐는 거대한 권력기관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취미생활을 하는 아마추어 골프에서도, 지역사회의 각종 단체에서도, 일상의 작은 약속에서도 같은 모습이 반복된다. 규칙은 남에게만 엄격하고 자신에게는 예외를 인정받으려 한다. 작은 거짓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작은 반칙을 능력인 양 포장하는 순간 사회의 신뢰는 무너진다.


대한민국이 지금 위기를 겪는 이유는 경제 때문만도, 정치 때문만도 아니다. 사회를 떠받치던 신뢰와 염치가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법은 사람을 처벌할 수 있지만 양심을 대신할 수는 없다. 규정은 행동을 통제할 수 있지만 도덕성을 만들어 주지는 못한다.


공직자든 언론인이든 기업인이든 시민이든 예외는 없다.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만 엄격한 이중잣대를 버리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미래는 결코 밝을 수 없다. 사회를 병들게 하는 것은 실수나 실패가 아니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오만, 책임을 회피하는 비겁함, 그리고 부끄러움을 잃은 뻔뻔함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기억을 잃은 사람'보다 '양심을 잃은 사람'이 더 많아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부끄러움을 잃은 사회는 결국 신뢰를 잃고, 신뢰를 잃은 국가는 번영할 수 없다.


대한민국에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새로운 구호도, 화려한 정책도 아니다. 자신에게도 남과 같은 잣대를 들이대는 양심,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용기, 그리고 부끄러움을 아는 품격이다. 그것이 무너진 상식을 다시 세우는 첫걸음이며, 대한민국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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