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2025 을지연습" 오산시에 바란다 - 시민이 체감하는 위기 대응 훈련으로 거듭나야..... - 안명수 (주)로아종합건설 회장
  • 기사등록 2025-08-18 20:46:13
기사수정

오늘부터 오산시는 나흘간의 일정으로 ‘2025 을지연습’을 실시한다. 국가적 차원의 비상 대비 훈련이지만, 그 의미와 효과는 결국 지역 현장에서의 실천 여부에 달려 있다. 이번 훈련은 단순히 중앙정부의 지침에 따라 움직이는 의례적 행사에 그쳐서는 안 된다. 오산시가 이번 을지연습을 통해 진정으로 점검해야 할 것은 시민 안전망과 지역 거버넌스의 현실이다.


안명수 (주)로아종합건설 회장 


최근 오산은 크고 작은 안전사고를 경험했다. 서부우회로 인근 옹벽 붕괴 사고는 도시 기반시설 안전 점검의 필요성을 다시 일깨웠고, 한 아파트 단지의 대규모 정전 사태는 주거 안전과 재난 대응 체계의 허술함을 드러냈다. 


여기에 더해, 도심 곳곳에서 늘어나는 전기차 사용은 새로운 위험 요소를 불러온다. 최근 전국적으로 잇따른 전기차 화재 사례는 충전시설 안전 관리와 초기 진화 체계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점을 드러냈다. 이런 상황에서 오산시는 을지연습을 계기로 전기차 화재 예방 등 첨단 재난 대응 시스템도 사전에 점검하고 보완해야 한다. 충전소 안전검사, 화재 진압 장비 확충, 소방대원의 전기차 화재 대응 훈련 등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훈련의 과정에서도 오산시는 몇 가지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 


첫째, 실전성 강화다. 보고와 형식적 점검에 치우친 훈련은 위기 상황에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초기 대응, 기관 간 협력, 피해 복구까지 단계별 시뮬레이션을 치밀하게 검증해야 한다. 


둘째, 민·관·군·경 협력 체계의 재정립이다. 위기 대응은 어느 한 기관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전력·통신·교통 등 주요 기반시설을 관리하는 민간 기업, 긴급 구조를 담당하는 경찰과 소방, 그리고 군이 동시에 움직이지 않으면 실질적인 위기 대응은 요원하다. 오산시는 이번 훈련을 통해 협력 구조의 허점을 면밀히 점검하고, 실제 상황에서도 곧바로 작동할 수 있는 공조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시민 참여 확대가 필수다. 지금까지의 훈련은 대부분 공무원과 기관 중심으로 진행되었고, 시민은 안내를 받는 수동적 존재에 머물렀다. 그러나 실제 위기 상황에서 가장 먼저 행동해야 하는 주체는 결국 시민이다.


따라서 이번 을지연습은 주민 참여형 대피 훈련, 청소년 안전 교육, 취약계층 맞춤형 대응 프로그램 등을 포함해 시민이 직접 체감하고 실천할 수 있는 기회로 확장되어야 한다. 특히 전기차와 같은 새로운 위험 요소에 대응하기 위해 시민 대상 안전교육과 생활 속 예방 캠페인을 병행한다면 훈련의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끝으로, 이번 훈련은 단순히 며칠간의 이벤트로 끝나서는 안 된다. 나흘간의 훈련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과 과제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이를 제도와 행정에 반영해야 한다. 강평과 평가가 형식에 그치지 않고, 향후 안전정책의 밑거름이 될 때 비로소 훈련의 가치는 살아난다.


2025 을지연습은 오산시가 시민 안전과 지역 거버넌스의 수준을 점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번 훈련이 보여주기식 행사로 소비되는 대신, 지역의 실질적인 위기 대응 능력을 한층 높이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



관련기사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gginews.kr/news/view.php?idx=71774
  • 기사등록 2025-08-18 20:46:13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경기도민과 함께 행복을 더하는 기부, 사랑의 온도탑 제막 ‘341억 ’목표 경기도와 경기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일 경기도청 광장에서 62일간 341억 원 모금을 목표로 ‘희망2026나눔캠페인’ 출범식을 열었다.이번 캠페인은 12월 1일부터 2026년 1월 31일까지 62일간 진행된다. 지난해에는 331억여 원을 모금해 달성률 97%(목표액 341억 원)를 기록했다. 사랑의 온도탑은 모금 목표액의 1%인 3억 4,000여만 원의 성금이...
  2. 경기도 민선 8기 ‘사통팔달 교통 ’ GTX·별내선·교외선 개통 경기도가 지난 수십 년 공을 들였던 주요 철도 사업인 GTX-A, 별내선, 교외선이 연이어 민선 8기 개통해 도민의 생활권을 확장하고, 삶의 질 개선에 기여했다.우선 GTX-A 노선은 2009년 4월 경기도가 GTX 3개 노선 추진을 국토교통부에 최초 제안한 이후 약 15년 만인 2024년 3월 30일 수서~동탄 구간과 2024년 12월 운정중앙역~서울역 구간이 각각 개통했...
  3. 지역 신뢰를 다시 세우려면 무엇을 먼저 봐야 하는가 더불어민주당 김민주 부대변인이 장경태 의원 성추행 혐의 고소 사건과 관련해 SNS에 남긴 발언이 지역사회에서 적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 그는 “실수로라도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글을 남기며 장 의원을 옹호했는데, 이는 성범죄 의혹처럼 민감한 사안에 대해 공정성을 우선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과 거리가 있다는 ...
  4. 경기도, 특구 지정 준비 ‘반도체특별법 대응 전담조직’ 가동 경기도가 ‘반도체특별법’ 제정을 앞두고 경기도의 역할과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전담조직을 가동했다. 경기도는 2일 경기도청에서 ‘반도체특별법 대응 전담조직(TF)’의 첫 회의를 열고, 반도체특별법 제정 이후 달라질 정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도 차원의 전략과 실행 과제를 논의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2023년 9월...
  5. 경기도, 2026년 국비 역대 최고 수준 ‘20조 8,923억 원’ 확보 경기도가 지난 2일 밤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2026년도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20조 8,923억 원의 국비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9조 1,412억 원보다 1조 7,511억 원(9.1%) 늘어난 규모로 역대 최초로 20조 원을 돌파했다.서민․사회적 약자 등을 지원하는 복지분야 예산이 전년 대비 1조 6,170억 원 증가하며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다. 대표적인...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